암세포가 해당과정을 선호하면 미토콘드리아는 쉬는 걸까

와버그 효과가 미토콘드리아 정지를 뜻하지 않는 이유를 사람 폐종양의 포도당·젖산 추적 연구로 설명합니다.

붉은 세포 도시 안에서 포도당과 젖산의 빛이 미토콘드리아로 이어지는 세기말 SF 셀 애니메이션 장면
요약

암세포는 포도당을 젖산으로 많이 바꾸면서도 미토콘드리아를 쓸 수 있습니다. 실제 사람 폐종양에서는 포도당과 젖산이 함께 TCA 회로에 들어갔고 사용 비율은 종양마다 달랐습니다.

암세포는 포도당을 많이 먹고 젖산을 많이 만든다.1 여기까지는 잘 알려져 있다. 문제는 다음 문장이다. 그러므로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는 멈춰 있다. 이 결론은 너무 빠르다.

와버그 효과(Warburg effect)는 산소가 있어도 포도당을 젖산으로 많이 바꾸는 호기성 해당과정(aerobic glycolysis)을 말한다. 국내 대학과 학술 DB에서도 와버그 효과, 해당과정, 호기성 해당과정이라는 용어를 쓴다.45 포도당을 빨리 분해한다는 뜻이지 미토콘드리아가 모두 꺼졌다는 정의는 아니다.

와버그의 가설과 지금의 관찰은 다르다

Warburg는 암세포가 미토콘드리아 호흡의 결함 때문에 해당과정에 의존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이후 연구를 정리한 Science 리뷰는 대부분의 암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손상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1

두 문장은 함께 참일 수 있다. 암세포가 산소가 있는 상태에서도 젖산을 많이 만들 수 있고 동시에 일부 포도당과 다른 연료를 미토콘드리아의 TCA 회로에서 산화할 수도 있다. 해당과정의 증가는 다른 경로의 부재를 뜻하지 않는다.

이 글의 해석은 간단하다. 포도당을 얼마나 많이 들였는가와 들어온 탄소가 어디로 갔는가를 나눠 봐야 한다. 젖산 생성만 재고 미토콘드리아가 멈췄다고 말하면 탄소의 나머지 경로를 놓친다.

사람 종양에 표시한 포도당을 넣어 봤다

Hensley 연구팀은 2016년 치료 전 비소세포폐암 환자 9명에게 수술 중 탄소-13으로 표시한 포도당을 투여했다. 수술 뒤 종양과 인접 정상 폐를 떼어 어떤 대사산물에 표시가 남았는지 비교했다.2

연구진은 종양에서 해당과정과 포도당 산화가 함께 강화됐다고 보고했다. 포도당에서 나온 탄소는 젖산뿐 아니라 시트르산, 글루탐산, 말산 같은 TCA 회로 관련 대사산물에서도 검출됐다. NMR 분석은 이 탄소가 피루브산 탈수소효소(PDH)를 거쳐 TCA 회로로 들어간다는 해석을 뒷받침했다.2

수술 중 안정동위원소 포도당을 투여하고 폐종양 조직의 대사산물을 분석하는 연구 장면

사람 폐종양 안정동위원소 추적 연구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생성 이미지. 실제 환자·연구실·실험 장면이 아니다.

이 결과가 암세포는 언제나 미토콘드리아를 활발히 쓴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 대상은 절제가 가능한 폐암 환자 9명이었다. 다른 암종이나 치료를 받은 종양까지 대표하지 않는다. 연구진도 조직 조각의 표지와 수술 절차가 측정 범위를 제한한다고 밝혔다.2

같은 종양 안에서도 연료 사용이 달랐다

평균값만 보면 또 다른 오해가 생긴다. 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환자 사이의 대사 표지 차이는 한 종양에서 떼어 낸 반복 조각 사이의 차이보다 컸다. 한 종양 안에서도 혈류가 잘 닿는 영역과 덜 닿는 영역의 포도당 유래 표지가 달랐다.2

동적 조영 MRI에서 관류가 낮은 종양은 모델링된 PDH 유량이 관류가 높은 종양보다 약 세 배 높았다. 같은 종양의 서로 다른 영역을 비교해도 젖산과 TCA 회로 대사산물의 표지 차이가 관찰됐다.2 관류가 원인의 전부라는 뜻은 아니지만 암대사를 종양마다 하나의 고정된 회로로 그리기 어렵다는 증거다.

젖산도 버려지는 찌꺼기로 끝나지 않았다

Faubert 연구팀은 2017년 NSCLC 환자 35명을 조사했다. 30명에게 표시한 포도당을, 5명에게 표시한 젖산을 투여했다. 젖산을 투여한 환자의 종양에서는 TCA 회로 대사산물에 탄소-13 표지가 넓게 나타났다.3

연구진은 순환하던 젖산의 탄소가 사람 폐종양의 TCA 회로에 들어갔다고 해석했다. 포도당을 분해해 젖산을 만드는 경로와, 바깥에서 젖산을 가져와 산화하는 경로가 한 종양에서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3

한 폐종양 안에서 포도당과 젖산의 사용 비율이 영역별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조직 분석 장면

종양 안의 대사 이질성을 설명하기 위한 생성 이미지. 실제 환자 조직이나 연구 결과 이미지가 아니다.

다만 젖산이 모든 암에서 포도당보다 중요한 연료다라고 넓혀 말하면 안 된다. 사람 연구에서는 젖산과 피루브산의 가역적 전환 때문에 순유량을 완전히 분리하기 어려웠다. 젖산과 포도당의 기여도를 직접 비교해 젖산이 우세하다고 나온 실험은 주로 생쥐 이종이식 모델이었다. 연구진도 수송체, 종양 위치와 모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적었다.3

높은 포도당 섭취만으로 연료 지도를 그릴 수 없다

이 근거를 종합하면 FDG-PET에서 포도당 섭취가 높게 보여도 미토콘드리아가 쉬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23 포도당의 탄소가 젖산으로 나갔는지, TCA 회로로 들어갔는지, 다른 생합성 경로에 쓰였는지는 별도 문제다. 사람 NSCLC 연구에서는 젖산도 배출물인 동시에 연료가 될 수 있었다.3

암대사 연구를 읽을 때는 네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어떤 암종과 환자를 봤는지, 배양세포·생쥐·사람 중 어디에서 측정했는지, 섭취량·표지 비율·순유량 중 무엇을 측정했는지, 한 종양의 어느 영역을 분석했는지다.

현재 사람 폐종양 연구가 주는 답은 이렇다. 높은 해당과정과 미토콘드리아 산화는 함께 일어날 수 있다. 포도당과 젖산도 한 종양에서 동시에 연료가 될 수 있다. 다만 어느 연료에 얼마나 의존하는지는 환자와 종양 영역에 따라 달라진다.

이 구분은 배양접시와 3차원 종양에서 약물 반응이 달라지는 이유와도 이어진다. 암세포의 성질은 배양 조건이나 한 번의 평균 측정만으로 고정되지 않는다.

참고문헌

[1] Vander Heiden, Cantley, Thompson, “Understanding the Warburg Effect: The Metabolic Requirements of Cell Proliferation”, Science, 2009-05-22, 리뷰, DOI 10.1126/science.1160809, 공개 저자원고 Introduction·Figure 2, 확인 2026-10-25.

[2] Hensley et al., “Metabolic Heterogeneity in Human Lung Tumors”, Cell, 2016-02-11, 연구논문, DOI 10.1016/j.cell.2015.12.034, 공개 저자원고 Abstract·Results·Discussion·Figures 1–6, 확인 2026-10-25.

[3] Faubert et al., “Lactate Metabolism in Human Lung Tumors”, Cell, 2017-10-05, 연구논문, DOI 10.1016/j.cell.2017.09.019, 공개 저자원고 Summary·Results·Discussion·Figures 1–7, 확인 2026-10-25.

[4] 서울대학교, 「TM4SF5가 매개하는 포도당 분해의 에너지화 과정 조절을 통한 간암세포의 정상화 단서 규명」, 대학 연구성과, 본문 와버그 효과·해당과정 용례, 확인 2026-10-25.

[5] RISS, 호기성 해당과정 통합검색 결과, 학술 DB, 국내학술논문·학위논문 제목의 용례, 확인 2026-10-25.

핵심 정리
  • 와버그 효과는 높은 호기성 해당과정을 뜻하며 미토콘드리아 정지의 정의가 아닙니다.
  • 사람 비소세포폐암에서는 해당과정과 포도당 산화가 함께 관찰됐습니다.
  • 순환 젖산의 탄소도 사람 폐종양의 TCA 회로 대사산물에서 검출됐습니다.
  • 연료 사용은 환자 사이와 한 종양의 영역 사이에서도 달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와버그 효과는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고장 났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산소가 있어도 포도당을 젖산으로 많이 바꾸는 현상을 뜻하며, 사람 폐종양에서는 높은 해당과정과 포도당 산화가 함께 관찰됐습니다.
젖산은 암세포가 버리는 노폐물 아닌가요?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람 비소세포폐암에 표시한 젖산을 투여한 연구에서 그 탄소가 TCA 회로 대사산물에 들어갔습니다.
모든 암이 젖산을 포도당보다 더 많이 쓰나요?
그렇게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암종과 종양 위치에 따라 다르며, 젖산이 우세하다는 직접 비교는 주로 생쥐 모델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출처
  1. Vander Heiden et al. — Understanding the Warburg Effect
  2. Hensley et al. — Metabolic Heterogeneity in Human Lung Tumors
  3. Faubert et al. — Lactate Metabolism in Human Lung Tumors
  4. 서울대학교 — TM4SF5가 매개하는 포도당 분해의 에너지화 과정 조절
  5. RISS — 호기성 해당과정 통합검색 결과